9월 22일 연중 제24주간 금요일
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 일행 가운데 여자들이 있었다는 사실
을 특별히 강조합니다. 루카 복음서 저자는 이 여인들의 이름을 일일이 나
열하고 그들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여 예수님의 선교 여정에서 그들의
공헌이 컸다는 점을 부각시킵니다. “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
행에게 시중을 들었다.”여기서 ‘시중들다’는 뜻의 그리스 말 동사 ‘디아코네
오’는 좁을 의미로는 식탁에서 시중드는 행위를 가리키지만, 그 밖의 다른
봉사나 물질적인 지원 등의 넒은 의미로도 이해될 수 있습니다. 여인들은 예
수님의 구원 활동을 위하여 기꺼이 ‘자기들의 재산’을 봉헌할 뿐만 아니라 그
여정에 몸소 함께 하면서 일행에게 필요한 여러 도움을 주고자 하였습니다.
그들이 그토록 헌신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? 예수님에 대한
강렬한 체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. 복음은 이 여인들이 ‘악령과 병에 시달리
다 낫게 된’ 사람들이었다고 전합니다. 특히 마리아 막달레나는 일곱 마귀
에 시달리던 여자였는데, 일곱이라는 숫자는 마귀 들린 상태가 매우 심각하
였음을 의합니다.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강력한 속박에서 마리아를 벗
어나게 하여 주셨고, 구원을 경험한 마리아는 예수님을 온전히 따르며 누구
보다 그분을 사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.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님을 따르던
여인들은 그분께서 예루살렘에서 돌아가시고 묻히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늘
그분 곁에 있었습니다(23.49.55-56 참조). 그리고 빈 무덤에서 예수님의 부활
소식을 가장 먼저 듣고(24.1-12 참조), 부활하신 그분을 가장 먼저 뵙는 영광
을 얻습니다(마태 28.9-12 참조).
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길을 걷는 사람들입니다. 그런데 이 동행에 과연
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. 혹시 예수님을 제대로 체
험하지 못하여서 소극적인 것은 아닌지 생각하여 보아야 합니다. 예수님께
서는 당신과의 인격적인 만남에 우리를 초대하시고, 그 만남 안에서 우리가
직접 맛보고 경험하기를 바라십니다. 기도 안에서 얻게 되는 강렬한 체험을
바탕으로 예수님과 함께하는 여정에 우리가 더욱 헌신할 수 있기를 바랍니
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